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의 보스턴.
보스턴을 어쩌다보니 두번 다녀왔다. 한번은 2007년, 한번은 2014년.
특정한 일을 하거나, 출장이 잦은 사람을 제외하고, 보스턴을 두번이나 다녀온 사람은 아마 극히 드물 듯 하다.
요즘 '미국을 만든 50개 주 이야기' 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동생과 함께 미국에 몇년 거주했을 때가 생각이 나서 책 읽다가 잠시 멍때리고 한다. 그래도 몇년 있었다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여전히 궁금하고 역사도 여전히 궁금하다. 그래서 이북의 세계사 파트를 훑어보다가 이 책을 발견해서 읽고 있는 중이다.
책에서는 매사추세츠가 원주민인 나바호족의 언어로 '큰 산 옆의 초원' 혹은 '큰 언덕 위에'라는 뜻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초기에는 주민들이 바닷가에 정착했기 때문에 '항만의 주(Bay State)'라는 별명이 있다고도 한다. 또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종교의 자유를 찾아온 청교도들이 처음으로 정착한 땅이기 때문에 '순례자의 주(Pilgrim State)'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각 주마다의 특징을 살려서 별칭을 만들어서 그런가, 그 별칭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한마디로 정말 잘 만들었다.
여행으로 방문한 보스턴이라, 좋은 것들만 봐서 그런지 첫인상도 좋았고 심지어 한번 방문한 경험때문에 두번째 방문했을 때는 고향에 온 것 마냥 마음이 풀어졌었다.
사실 두번째 방문은 프랑스 파리를 마지막으로 유럽여행을 끝마치고 대서양을 건너 보스턴에 발을 딛게 된 것이었다. 소매치기와 치안에 신경에 곤두서있던 우리 남매는 보스턴공항에 발을 딛자마자 모든 긴장을 풀고, 안심을 했더랬다. 그래도 한번 살아봤던 미국이라고, 그게 그렇게 우리를 안도하게 만든 것이다.
두번 방문 모두, 여유롭지 않은 방문이었다. 출발도착하는 날 제외하면 고작 하루 반 정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둘러본 보스턴이라 잘 안다고 할 수도 없고, 좋은 것들만 보았기 때문에 인상도 좋았다. 유명지를 가보고 전철을 타고, 걷고 또 걸었던 보스턴이었다. 맛좋은 음식들을 먹지도 않았다. 미국에 있는 것이 좋았고, 예전에 거주하며 먹었던 군것질들로 추억에 잠겼고, 우리가 쓰던 공산품들이 마트에 가면 보여서 그것들이 좋았다. 대단한 것들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들이 좋았다.
첫번째 방문에는 하버드대학, MIT도 가고 했는데, 두번째는 전부 패스하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장 펜웨이파크에 들렀다. 한창 월드시리즈때 였던 것 같은데, 기억도 안나네. 구장에 들어가니 할로윈이라고 장식도 해놓고, 덕아웃도 구경하게끔 전부 오픈되어있었다. 이런거 보면, 우리도 비시즌일때는 경기장을 한두번 오픈하는 행사를 가져도 좋을 듯한데.
미국야구는 잘 안보지만 그래도 왜인지 레드삭스가 승리를 가져가면 기분이 참 좋다. 보스턴에 정이 있어서 그런듯. 영화가 보스턴 배경인 영화도 한번 더 보게 되고, 보스턴 출신 배우를 알게되면 또 그렇게 반갑다.
언제쯤 방문할 수 있을까.
그때는 아이랑 같이 가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엄마가 보여줄 것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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