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저빌헬름교회를 둘러본 후, 다시 버스를 타고 베를린돔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 사진은 2층버스를 타고 가면서 찍은 사진인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푸른색 파이프가 쭉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도 의문이다. 저게 뭘까? 상...수..도?? ㅎㅎ (아시는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둘째날도 쭉쭉 걸었다. 다음날까지 이어질 것만 같았던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미세먼지를 깨끗하게 걷어가주었나 싶을 정도로 둘째날의 날씨는 너무나도 맑고 깨끗했다. 곳곳에 적혀 있는 독일어는, 왜인지 여행객인 우리에게 인정머리 한개도 없이 보였는데, 도대체 무슨 뜻인지 추측조차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보통 스펠링을 따라 읽으면 대충이라고 읽히는데 독일어는 정말 그런 의미에선 시도도차 전혀 할 수 없다.
포츠담 광장을 향해서 가는데 TV타워 너머 있는 줄 알고 무작정 걸었다. 걷다가 웅장한 건물이 있어서 보면 미술관이 있었고, 베를린 대성당이 있었다. 딱히 그곳을 향해 걷던 것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어떤 건물을 마주치게 되면 그것 또한 그때는 희열이었다. 그리고 건물들을 마주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웅장하고 화려하다기 보다는, 어떤 엄숙함이 있다고 해야 할까? 왠지 독일에서는 왁자지껄하고 시끌벅적하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앞서도 말했듯이 전쟁의 상처를 너무 짙게 갖고 있는 곳이라서 더 그런걸까.
여행 전에도 그렇고, 여행 중에도 그렇고, 여행 후에도 그렇고, '각 도시의 역사들을 알고 방문을 한다면 보람찬 여행이 될텐데.'라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휴양지를 간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무언가가 있는 도시들을 방문해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겠다. 각자 개인에 따라 여행의 의미가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휴양지에 가서 쉬는 여행이 아닌 이상에는 적어도 왠만큼은 그 나라, 그 도시의 역사는 알고 가는것이 조금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걷다가 도착한 곳은, 체크포인트 찰리. 체크포인트 찰리는 베를린장벽에 있던 검문소인데 군인, 외국인, 여행객 등이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관문이었다고 한다. "찰리가 그래서 도대체 누구 이름이야? 얼마나 유명한데 검문소에 본인 이름을 붙힌거야?"라고 동생한테 물어봤더니, 누구의 이름이 아니라 암호명이라고 했는데 진실인지 아닌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지금은 검문소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그 앞에 군인들도 서있다.(진짜 군인은 아니겠지.) 여행객들을 위한 일종의 관광 개념이다. 사진도 같이 찍어주는데 물론 유료. 6유로를 더 지불하면 여권에 도장도 찍어준다. 그때는 안찍겠다던 동생도 여행에 돌아와서는 조금 후회하더라. 근데 진짜 여권에 이런 관광지의 도장을 찍어도 된는 건가?
독일하면 또 맥주가 유명하지 안 마셔 볼 수가 없다. 쉴 겸, 배도 채울 겸, 여행 동선도 살펴볼 겸 해서 어느 쇼핑몰 안에 있던 식당으로 향했다. 맥주를 시키고, 또 유명하다는 커리부어스트를 주문했다. 엄청 대단한 건 줄 알았는데 감자튀김과 소시지에 카레가루와 케첩을 챱챱 뿌려주면 그것이 커리부어스트.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었다. 동생은 생선까스 비슷한 음식이었는데 이래저래 무난했던 모양이다.
독일의 베를린과 뮌헨을 여행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맥주. 맥주를 마시기는 하지만,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던 우리였는데, 여행 후 돌아와서 다음 해부터인가, 해외맥주 열풍이 돌기 시작했다. 값싸고 맛 좋은 그 도시의 맥주들을 그.도.시.에.서 마셨어야만 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되찾고 있으니 우리 남매의 한탄은 그때부터 시작한 것 같다.
'유럽여행 다닐 때 뭐라도 하나 더 마셨어야 했는데.'
그리고 또 걸어서 도착한 곳은,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높이가 다른 직육면체들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마치 관을 보고 서있는 것 같은 느낌. 대학살을 당한 유대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설치해놓은 것인데, 실제로 보면 상당히 엄숙해진다. 엄숙 그자체다. 그리고 여행책자에서도 말하지만, 저 설치물을 의자처럼 생각해서 앉는 것은 비추한다고 적혀있다. 지하에는 추모관이 있어서 가방검사를 하고 들어가보기로 했다. 첫번째 방에는 유대인 학살에 대한 역사, 두번째 방에는 긴박했던 상황에서 그들이 쓴 손편지들, 세번째 방에서는 영상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편지를 읽으면서 마음이 참 안 좋았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두번째 날의 오후 일정을 끝마치고 숙소에 들어가서 잠시 쉬기로 했다. 저녁에 브란덴부르크문의 야경을 보러 가기 위해서이다. 오전에 한번 가봤다고 조금은 익숙해져서 방문한 브란덴부르크 문. 간접조명으로 인해 더 웅장하게 보였는데 오전의 모습과는 또 딴판이다. 세상에 너무 멋졌다. 새삼 '여기가 베를린 이구나, 내가 지금 독일의 베를린에 있구나' 라고 느끼게 해준 야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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