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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아이랑]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西五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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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람시간 07:00~18:00 (마감 한시간 전 입장 가능)
  • 휴관: 매주 월요일 
  • 관람요금: 개인 1,000원 / 지역주민 50% 할인(신분증 제시 필수) / 만24세 이하 어린이,청소년 및 만 65세 이상 국민 무료.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 주소: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서오릉로 334-32

 

 
따뜻했던 주말, 아이와 남편과 셋이서 이번에는 서오릉을 다녀왔다. 확실히 저번 동구릉 방문 때보다 날이 따뜻해져서 그런지 곳곳에 꽃망울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다음날 화성 융건릉을 방문했다는 친정부모님과의 영상통화해서는 무려 진달래 꽃을 볼 수 있었다. 봄꽃들은 매년 볼 때마다 이렇게 설레게 한다. 그나저나 아직 매화를 못봤는데. 
 
날이 조금 온화해져서 방문객도 많았다. 
주차장이 엄청 넓지는 않아 입구 밖에서 대기를 10분정도 해야 했는데 안에서 헤매지 않도록 입구에서 한 차가 출차하면 다른 한 차가 입차하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마곡에 있는 서울식물원도 이런식으로 운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이런 방식이 더 좋은 것 같다. "내가 먼저 왔는데!!!!" 라며 소리칠 필요가 없으니 하하. 
 
이곳은 역사문화관이 티켓박스 옆에 있어서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었다. 
먼저 들어간 남편과 아이가 고맙게도 알아서 나에게 책자를 건네준다. 동구릉의 책자표지와 똑같아서 다른 곳도 같을지 그건 차근차근 방문하며 확인해봐도 좋을 것 같다. 
 
우선, 능의 주인들을 확인해보자. 

  1. 창릉: 조선 8대 예종과 두 번째 왕비 안순왕후의 능 
  2. 명릉: 조선 19대 숙종과 두 번째 왕비 인형왕후, 세 번째 왕비 인원왕후의 능 
  3. 익릉: 조선 19대 숙종의 첫 번재 왕비 인경왕후의 능 
  4. 홍릉: 조선 21대 영조의 첫 번째 왕비 정성왕후의 능 
  5. 경릉: 추존 덕종과 소혜왕후의 능 

이와 더불어 

  1. 인성대군의 초장지: 조선 8대 예종의 첫째 아들 인성대군의 처음 묘소 자리
  2. 순창원: 조선 13대 명종의 아들 순회세자와 공회빈의 원
  3. 수경원: 추존 장조의 생모 영빈 이씨의 원 
  4. 대빈묘: 조선 20대 경종의 생모 옥산부대빈 장씨의 묘 

도 함께 있다. 이쯤 되면 왜 역사문화관에 '왕실 무덤의 종류'를 설명해놓았는지 이해가 된다. 
적혀있는 바로는,

  • 능(陵):  왕과 왕후, 황제와 황후의 무덤
  • 원(園): 왕과 사친(생모와 생부), 왕세자와 왕세자빈, 황태자와 황태자비의 무덤
  • 묘(墓): 왕족과 후궁, 폐위된 왕이나 왕후의 무덤

이라고 적혀 있는데, 서오릉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 하다. 
 
여기도 넓다. 
다섯기의 능 +α 가 있긴하나  동구릉과 비교해서 규모가 어떨런지 잘은 모르겠고, 분명한것은 역시 아이랑 모든 곳을 둘러보는건 무리다. 그래서 아무래도 역사적으로 꽤 유명한(?) 숙종,인현왕후, 장희빈의 묘만 보고 나오기로 했다. 
(지금 쓰는 와중에 발견했는데, 사도세자의 친모가 여기 있었다 하하)
심지어 아이는 저번에 방문한 동구릉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그런지 와봤던 곳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방문하게 될 능들이 다 이런 모습일거야, 아가 ㅎㅎ"
 
입장하고 아주 조금만 걷다보면 오른쪽에 능이 하나 나오는데, 명릉이다. 숙종과 인현왕후가 한 쌍으로 같이 있고 그 뒤에 인원왕후의 능이 있다. 능을 보고 있자니 인생사 참 묘하기도 하다. 숙종이 그렇게 장희빈을 좋아했건만 결국엔 따로 뭍히고, 장희빈도 결국엔 같이 묻히지도 못하고 저 너머에 혼자 초라히 묻혀있는 걸 보면(물론 사건들이 있어서 그렇지만) 저렇게 따로 뭍힐거 뭐 그리 시기질투하고 숙종의 환심을 사려 애썼나 싶기도 하고. 
 

 
명릉의 정자각에서 아이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말하고 내려온다.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부터 그렇게 시켰더니 이제 계속 그렇게 인사할 모양이다. 
홍살문을 나와서 이제 장희빈의 묘인 대빈묘에 가보기로 한다. 거리가 상당히 있어서 아이가 군소리 없이 따라 가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리 아프다고 징징대는 것이 아이에겐 멀긴 멀다. 남편이 업어주고, 같이 뛰어주고, 숨박꼭질도 하면서 겨우 다다랐다. 
 
 
나: "어? 생각보다 초라한데?" 
남편: "이정도면 됐지, 뭘 더 바래?"
 


우리가 알던 능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정말 생각보다 더 초라해서 놀랐다. 심지어 면적도 훨씬 작고, 홍살문, 정자각은 더더욱이 기대하면 안된다. 조선 20대 경종의 친모이니 죄가 있어도 어느정도의 모습은 갖추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그래도 신위는 종로구 궁정동 (청와대 내)의 칠궁 중 대빈궁에 모셔져 있으니, 어느정도 예우를 차린듯 하다. 
 
대빈묘에서도 아이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했고, 다시 엎혀서 내려왔다. 
다른 능들을 못봐서 아쉽지만, 계절별로 또 방문하면 될것을. 그때그때의 멋스러움이 또 있을테니까. 
곳곳에 의자도 마련되어 있고, 식수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도꼭지들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잠시 숨을 돌릴 수도 있었다. 봄이 정말 왔는지 초록색 새싹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진달래도 움틀려고 준비중에 있었다. 
 
아이는 보답이라도 받으려는지 집에 갈 때 마카롱 하나 사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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