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치: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로 197
- 관람시간: 6시~17시 (마감 한시간 전 입장 가능), 동절기&하절기 시간 상이, 월요일 정기휴관
- 관람요금: 개인 1000원, 지역주민 50% 할인(신분증 지참), 만18세 이하 및 만65세 이상은 무료.
동구릉(東九陵) : 동쪽에 있는 9기의 능
- 건원릉 : 조선 1대 태조의 능
- 헌릉: 조선 5대 문종과 현덕왕후의 능
- 목릉: 조선 14대 선조와 첫번째 왕비 의인왕후, 두번째 왕비 인목왕후의 능
- 휘릉: 조선 16대 인조의 두번째 왕비 장렬왕후의 능
- 숭릉: 조선18대 현종과 명성왕후의 능
- 혜릉: 조선 20대 경종의 첫번째 왕비 단의왕후의 능
- 원릉: 조선 21대 영조와 두번째 왕비 정순왕후의 능
- 수릉: 추존 문조와 신정황후의 능
- 경릉: 조선 24대 헌종과 첫번째 왕비 효현황후, 두번째 왕비 효정황후의 능
남편이 모처럼 쉬는 날이 드디어 왔다.
'아이랑 셋이 같이 가기에 북적이지 않은 곳이 어디 있을까' 아침에 고민을 한참 했다.
예전에 김포 장릉을 갔을 때, [조선왕릉과 왕실계보]라는 책자를 가지고 왔는데, 뒷면에 조선왕릉에 대한 정보가 적힌게 기억이 나서 얼른 펼쳐보았다. 이 책자를 처음 봤을 때, 2024년에는 여기 있는 왕릉들을 한번씩 방문해보겠다는 나름의 꿈을 지니고 있었는데, 마침 잘됐다 !
사람 많은 곳을 가면 아이나 우리나 스트레스고, 주차도 일이므로 웬만하면 정말 피하고 싶은데
이런 왕릉을 가면 산책길이 아주 잘 조성이 되어있을뿐더러, 아이에게는 숲체험이 따로없다. 흙도 밟고, 나뭇잎도
밟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듣는다. 게다가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자연스레 역사도 알아갈 수 있으며, 나도 남편도 다시한번 역사적 사실들을 되새겨볼 수 있다. 다만, 어른도 걷기 힘든데 아이는 더 힘들터다. ㅎㅎ
아빠가 조금 고생해줘야한다.
남편에게 책자를 보여주며 "어디부터 갈까?" 하고 물어보니, 기왕 가는거 태조 이성계의 능부터 가보자고 한다.
구리시까지는 집에서 40~50분거리이므로, 가는 길에 애기 낮잠도 재울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었다.
다만, 날이 궂고 해가 나오지를 않아서 방문 내내 너무 아쉬웠었다.
주말이라서 주차장에 차가 많을 줄 알았으나, 날씨가 궂어서인가 아니면 관심도가 떨어지는 곳이라서 그런가
주차장은 한적했다. 표를 끊고, 입장하며 책자가 있냐고 물어보니 동구릉에 관한 책자를 건네주신다.
걷는 내내, 아이는 남편한테 맡기고 나 혼자 슬슬 걸으며 책자안의 정보읽기는 정말 꿀같은 시간이었다. 하하
알고보니, 여기는 태조 이성계 뿐만 아니라 역대 몇몇 왕들과 왕비들이 모셔져 있는 곳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동구릉 안에 9개의 능이 있는 것인데, 능의 주인들을 맨 위에 적어놓았다.
여기도 다른 능과 마찬가지로 재실이 있다.
옛 한옥집만 덩그러니 있는데, 능을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건물 외부만 봐도 재실이란 느낌이 온다.
발도장 찍듯 들어갔으나 역시 휑하다. 늦봄이나 초여름에 가면 분위기가 다를까?
제일 먼저 수릉(추존 문조와 신정황후의 능)과 현릉(조선 5대 문종과 현덕왕후의 능)을 만났지만
우리는 곧장 건원릉(조선 1대왕 태조의 능)부터 보기로 했다.
새해에, 첫 방문은 조선 시대의 제일 처음의 왕이어야 할 것 같아서ㅎㅎ
우리끼리의 미신같은 믿음이었다.
역시나 홍살문을 지나 걸어 올라가니 정자각이 보이고 그 너머에 억새풀로 뒤덮힌 태조의 능이 보였다.
말로만 듣고, 매체를 통해서만 봐왔던 그 능을 실제로 보게 된 것이다. 태조의 유언에 따라 고향인 함흥의 억새풀로 덮은 것인데, 태조가 1408년에 승하했으니 600년이 넘도록 저 억새풀이 지고 피고를 반복했다는 것인데 그 사실이 더 놀라웠다.
선조와 의인왕후, 인목왕후의 능을 보고 내려오면서도 보이던 그 갈색의 억새풀들은 이 글을 쓰는 지금에도 잊혀지지 않는다.
다음으로 간 곳은, 태조의 건원릉보다 조금 더 위쪽에 있는 목릉(선조, 의인왕후, 인목왕후의 능)이었다.
선조하면 임진왜란이고, 인목왕후하면 광해군과의 기싸움(이라고 말하면 너무 미약한가)인데 나는 사실 그 주인공들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은 책자를 보고 알았어서 횡재한 기분이었다.
생각보다 꽤 넓고, 날씨까지 궂어서 하나하나 다 둘러보지는 못했다. 날이 좀 따뜻했지면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 하면서 내려오는데, 마침 영조와 정순왕후의 능인 원릉이 있어서 원릉까지 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사실 능의 구조가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이쯤되면 거기가 거기같기도 한데, 사실 역사속 그 인물의 능이라니까 마치
티비속 연예인을 만나보는 것 처럼 느껴져서 한번쯤 가서 더 둘러봐야 할 것 같기도 했다.
'영조'가 사도세자의 아버지이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고, 이대로 능을 또 지나치기엔 너무 아쉬웠다.
걸어올라가서 본 뒤, 다음에는 화성의 융건릉을 가보자고 남편에게 말했다.
정말 생각보다 너무 넓어서, 아이와 걸어서 둘러본다는 건 하루에 다 하기 힘든 일이고,
다음에 다시 방문해서 못 가본 능들을 보자고 했다.
아. 정말 햇빛이 나와줬더라면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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